모두를 위한 해양 리터러시

우리가 원하는 바다에 필요한 과학

출처: public domain

일반 시민이 알아야 하는 이유

시민이 알아야 하는 이유

바다는 우리 모두의 삶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에서 이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바다가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바다와 인간 사회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배우거나, 지식의 생산에 참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바다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또한 인간의 활동이 바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아는 건 왜 중요할까? 첫 번째로 바다의 변화가 앞으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직간접적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바다는 기후를 조절하고, 탄소나 질소 같은 물질 순환의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수십 억 명의 인구가 해양 생물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즉, 바다의 변화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와 다양한 식량의 공급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바다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바다가 처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와 식량과 물의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바다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2015년 제 70차 UN 총회에서는 인간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17개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 중 14번 목표 는 바다와 해양자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이다. 하지만 수온상승, 플라스틱 문제 등 전세계 바다의 대표적 문제 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해양학자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변화는 바다에 대해 잘 알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의 힘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바다의 변화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며, 반대로 인간의 활동이 바다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를 시민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바다에 대한 지식과 바다가 우리 삶의 어떤 맥락에서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고 행동하는 것을 해양 리터러시(Ocean literacy)라고 부른다.1

말레이시아 해변가에서 NGO와 학생들이 부화해서 바다로 가는 거북이 새끼를 보고 있다. 바다거북 종 보전을 위해 거북이의 둥지를 지키고 부화와 이동을 돕는 프로그램이다.출처: Shutterstock

해양 리터러시의 한 가지 중요한 양상은 시민이 참여하는 해양시민과학이다. 바다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양환경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필수이다. 하지만 해양학자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한 관측과 자료수집이 불가능하다. 또한 시민은 전문가와는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설정하거나,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2 시민이 참여하는 해양시민과학은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시민이 연구 설계에 참여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 함께할 때, 자발적 시민의 참여는 방대하고 높은 질의 데이터 수집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참여의 과정에서 참여하는 시민 개개인 뿐만 아니라 시민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중의 과학 이해가 높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민과학은 일상적 맥락에서 과학적 데이터와 결론이 어떤 의미인지를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 결론이 정책과 일상의 변화에 빠르게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3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도 시민이 참여해 바다 쓰레기를 모니터링 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9년 설립된 ‘바다 쓰레기 전문단체’인 오션은 시민의 참여를 통해 바다 쓰레기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통해 논문 등의 학술적 성과를 낼 뿐 아니라, 정책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 예컨대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부각되기 전인 2010년, 양식장의 스티로폼 부표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문제를 지적하여 보다 견고한 친환경 부표가 개발되도록 변화를 이끌었다.4